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인류의 영원한 소망입니다. 전설의 불노초를 찾고자 애를 썼던 중국의 진시황처럼 사람들은 늘 더 오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그렇지만 몇 년을 더 사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나은 삶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은 양보다는 질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대부분 늙는다는 것을 자연적 이치로 받아드립니다. 그래서 질병에 시달리고, 나이가 들면서 노쇠해 지는 것을 인생의 당연한 흐름으로 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지난 포스팅에서도 하버드대 데이비드 싱클레어 교수의 말을 빌어 이야기했듯이, 오늘날 과학은 노화를 치유할 수 있는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노화가 어떻게 일어나는지 근본적인 원인을 알면 수명을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노화의 진행을 막거나 젊어지도록 되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죠.
철학자 헤겔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인간은 자연의 법칙이나 필연적인 이치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우리가 그 법칙이나 이치를 밝히 알게 되면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을 수 있다고 말이죠. 철학적으로 압축해 표현한다면 “자유는 인식된 필연” 쯤 되겠습니다. 노화도 이와 같아서 인간에게 주어진 숙명과도 같은 자연의 법칙이지만 그 원리를 알게 되면 우리는 노화의 굴레로부터 자유함을 얻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지구에는 지구의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힘인 중력이 작용합니다.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은 밑에 받침대가 없을 때 아래로 떨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중력이 끌어당기기 때문에 하늘을 다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비행기를 이용해 중력을 거스르며 하늘을 다닐 수 있는 것은 바로 중력의 원리를 알기 때문입니다.
과학자이자 생명과학분야의 베스트셀러 저자인 마크 하이먼 박사는 자신의 저서 “영원한 젊음을 누리는 길(Young Forever)”을 통해 우리에게 건강과 노화에 대한 관념을 바꾸라고 합니다. 그는 장수의 비법을 터득하기 위해 노화의 생물학적 특징과 원인, 그리고 흐름을 줄곧 탐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연구의 성과인 ‘노화로부터의 자유함’이 어떻게 하면 가능한지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간단한 식이요법, 생활습관, 그리고 새롭게 찾은 장수 전략 등을 활용해 우리가 평생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혁신적이면서도 실천하기 쉬운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하이먼 박사는 의료 시스템이 이전처럼 우리 몸에 질병이 생기길 기다렸다가 치료에 임할 것이 아니라 우리 신체를 가장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만드는 기능의학적 관리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합니다. 그렇게 하면 노화를 늦추거나 심지어 되돌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기능의학(functional medicine)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환경적 인자를 연구하고 정상적인 물질대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을 말합니다. 하이먼 박사는 이와 관련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기능의학적 접근은 우리가 노화와 질병에 대한 전체적인 접근법을 ‘어떻게 증상을 치료할 것인가?’ 보다 ‘어떻게 건강을 유지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관점에서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줍니다. 건강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질병은 부작용일 뿐이므로 다루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기능의학적 접근법을 주창하는 하이만 박사와 같은 웰니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는 대체의학이라는 비주류에 포함돼 가장자리로 밀려나 있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 안티에이징 시장의 글로벌 가치가 약 100조원(717억 달러)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현대 의학의 주변에서 맴도는 분야로 남아있을 수는 없게 됐습니다.
하이먼 박사의 관점에 따르면, 머지않아 정기 건강검진이 단순히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측정하는 것을 넘어 그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즉, 우리의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연장시켜 궁극적으로는 우리 모두가 건강한 100세 시대를 살 수 있도록 기능의학의 원칙을 일상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기회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죠.
하이먼 박사의 이야기를 몇 가지 주제로 나눠 정리해 보겠습니다.
노화의 원인은 무엇일까요?
노화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반드시 있어야 하는 기본적인 과정들 중 잘못되는 것들인데, 예컨대, 부족한 식단, 스트레스, 수면 부족, 운동 부족, 영양 결핍, 환경 독소 등입니다. 이것들은 우리의 유전자를 통제하는 후생유전학적 프로그래밍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렇게 원인을 알았으니 극복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후생유전자를 재프로그래밍하여 지금 나이가 몇 살이든 생물학적 나이를 되돌리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을까요?
영원히 산다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오래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건강 수명을 연장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평소처럼 간밤에 가족들과 저녁을 먹고 웃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밤새 돌아가셔서 다음날 아침 평온한 모습으로 발견된 98세 어르신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하이먼 박사가 추구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수명과 건강 수명을 같게 만든 것이요.
노화를 방지하려면 식단은 어떻게 짜야 할까요?
첫째, 가공식품을 먹지 않아야 합니다. 둘째, 설탕과 녹말은 장수, 노화, 그리고 전반적인 건강에 있어 독이라고 할 수입니다. 아주 가끔 그리고 적게 섭취하는 것은 괜찮지만 주식이 돼서는 절대 안됩니다. 이런 것들은 밥상에서 치워야 합니다. 셋째, 그 대신에 밥상에 식물성 식품과 몸에 좋은 지방을 놓아야 합니다. 다채로운 식물성 음식이 밥상 대부분을 차지하게 해야 합니다. 다양한 종류의 식물성 음식을 먹는 것은 우리의 뇌와 몸에 많은 영양분을 제공합니다. 이러한 다양성은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장내 미생물을 강화합니다. 콩과 같은 식물성 식품은 뇌가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에너지를 제공하는 항산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넷째, 단백질은 나이가 들수록 훨씬 더 중요해 집니다. 활력과 원기를 위해서는 근육이 필요한데 그러자면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이 잘 돼야 합니다. 한마디로 근육은 장수의 보증수표입니다. 근육이 없으면 우리 몸은 나약해지고 노쇠해집니다.
노화를 미용의 관점에서 보고 외모를 가꾸려는 사람들이 늘어나 안티에이징 산업이 거대해지고 있는데, 외모에 투자하는 것이 노화를 방지하는데 도움이 될까요?
사람들은 온갖 것을 다 유행으로 만듭니다. 그러다 보니 미용 측면의 안티에이징이 유행이 되고, 그러면서 돈은 죄다 피부과 의사들과 성형외과 의사들 주머니로 들어갑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시작됩니다. 우리의 영양 상태, 장내 미생물, 염증의 수준, 활성산소로 인한 산화스트레스 수준 등이 역할을 합니다. 미용에 돈을 들이지 않고도 생활습관을 통해 외모를 고치칠 수 있고, 그리 어렵지도 않습니다. 짧은 시간에 식단과 생활 방식을 바꿈으로써 10년 더 젊어지고, 외모도 그렇게 바뀔 수 있습니다.
언제 쯤 진짜 100세 시대가 오게 될까요?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평균 100살 이상까지 살 것이 분명합니다. 우리도 결코 늦지 않았습니다. 나이가 몇이든 생물학적 노화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효과를 보여주는 연구들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생물학적 나이를 1년씩 되돌리도록 비타민 D 복용하기, 지중해식 식단, 공격적인 기능 의학적 접근 방식, 8주 안에 3년을 되돌릴 수 있는 생활 방식과 식이요법, 히말라야 타타르 메밀 추출물 섭취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경우도 많습니다. 같은 제품들이 있습니다.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불과 몇 달 만에 생물학적 나이를 7살까지 되돌릴 수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도 있습니다. 우리의 몸은 올바른 음식이 들어오면 올바르게 반응하지만, 잘못된 음식이 들어오면 노화라는 잘못된 길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장수에 도움이 되는 보조식품을 먹을 형편이 못 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건강해지는 데에 줄기세포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엑소좀이나 펩타이드 같은 것들도 좋기는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즉, 이런 것들은 우리의 몸에서 일어나는 생체현상들을 이해하고 건강 수명 시스템을 활성화시키는 데 필수적인 것들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우리의 몸에는 태고적에 인간이 세상에 등장할 때부터 내장된 생존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생존을 조절하는 3,000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은 대부분 우리의 현대적인 생활방식에 의해 엉망이 됩니다. 건강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은 바로 엉망이 돼 버린 유전자들을 새로 프로그래밍해 정상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며, 그렇게 되면 인체에 고유한 생존 메커니즘이 활성화됩니다.
건강하게 더 오래 사는 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가능할까요?
사실 장수의 기본 원칙은 올바른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여기에는 먹는 것, 움직이는 것, 자는 것,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 명상, 공동체, 의미, 목적, 사랑 등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실천에는 돈이 들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무료라고 해서 이것들이 갖는 힘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일반적으로 이들이 우리의 수명에 미치는 영향력은 80~90%나 됩니다. 그러므로 이것들만 잘 실천한다면 다른 것들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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