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터프츠대학교(Tufts University)의 영양과학대학이 개발한 연구 모델에 따르면, 2018년 184개국에서 발생한 1,410만 건 이상의 제2형 당뇨병 환자 가운데 가장 큰 발병 원인은 잘못된 식생활이었다고 합니다. 그 비율은 무려 70% 이상입니다.
당뇨병은 그 기전에 따라 제1형 당뇨병과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아서 발생한 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이라고 하고, 인슐린 분비기능은 일부 남아있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상대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발생하는 경우를 제2형 당뇨병이라 합니다. 제1형이냐, 제2형이냐에 따라 치료와 관리에 있어 여러 차이가 있습니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이 연구 결과는 지난 4월 17일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의 의학 분야에 "184개국에서 식생활을 원인으로 발병한 제2형 당뇨병 연구"라는 제목으로 발표됐습니다. 1990년부터 2018년까지의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이 연구로 지역별로 식습관이 제2형 당뇨병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연구 대상이 된 11가지 식품과 식습관 중 3가지는 제2형 당뇨병의 전 세계 발병률 증가에 큰 기여를 했는데요. 통곡물 섭취 부족, 백미와 밀가루의 과잉 섭취, 가공육의 과잉 소비가 그것입니다. 과일 주스를 너무 많이 마시거나, 비전분성 야채나 견과류를 충분히 먹지 않는 것은 발병에 미치는 영향이 덜했습니다.
논문의 공동저자이자 터프츠대 영양과학대학 학장인 다리우쉬 모자파리안(Dariush Mozaffarian)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질 낮은 탄수화물이 제2형 당뇨병의 가장 큰 원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물론 국가에 따라 그리고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이 새로운 발견은 영양을 개선하고 당뇨병이 가져오는 파괴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각 국가들과 세계가 집중해야 할 영역이 무엇인지 보여줍니다."
제2형 당뇨병의 가장 큰 특징은 인슐린에 대한 신체 세포의 저항성입니다. 이번 연구에 포함된 184개국 모두 1990년과 2018년 사이에 2형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여 개인, 가족 및 의료 시스템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다양한 인구 통계, 전세계 제2형 당뇨병 발병률 추정치, 그리고 여러 논문에서 식생활이 비만과 제2형 당뇨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규명하기 위해 세계 식생활 데이터베이스의 정보를 기반으로 연구 모델을 만들었습니다.
분석 결과, 성별, 연령, 거주지역 등과 무관하게 잘못된 식습관이 제2형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지역적으로는 중부 및 동부 유럽과 중앙 아시아, 특히 식탁에 붉은 고기, 가공육, 감자가 많이 오르는 폴란드와 러시아에서는 식생활과 관련된 2형 당뇨병 발병 사례가 가장 많았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특히 콜롬비아와 멕시코에서 발병률이 높았는데, 이는 설탕이 든 음료, 가공육, 그리고 낮은 통곡물 섭취가 주된 원인이었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는 1990년과 2018년 사이에 잘못된 식생활로 인한 2형 당뇨병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긴 했지만 남아시아와 함께 식생활로 인한 제2형 당뇨병 환자 발생이 가장 적은 지역이었습니다.
인구 순위 30위 이상인 국가들 중 건강하지 못한 식생활로 인한 제2형 당뇨병 발생 사례가 가장 적은 곳은 인도, 나이지리아, 그리고 에티오피아였습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메건 오헌(Meghan O’Hearn)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 국가에서 제2형 당뇨병은 방치된 상태로 있으면서 발병률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의 건강과 경제적 생산성, 의료 시스템에 부담을 주면서 전 세계적으로 건강 불평등을 부추길 것입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사들과 정책 입안자들, 그리고 민간 부문 활동가들에게 식품의 우선순위를 알려주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들은 앞으로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당뇨병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건강한 식단을 장려하게 될 테죠.”
다른 최근 연구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제2형 당뇨병 환자의 40%가 나쁜 식생활로 병을 얻는다고 추정하고 있는데, 이는 이번 연구 논문에서 보고된 70%보다는 낮습니다. 이런 차이는 서로 연구 방법이 상이한 데서 온 것입니다. 이번에 소개한 연구는 당뇨병의 가장 큰 발병 원인인 백미와 같은 정제된 곡물을 처음으로 조사에 포함시켰는데 반해, 다른 연구는 소비된 농식품 추정치가 아니라 국가 단위로 개인 수준의 식생활 조사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생겨난 차이입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더불어 당뇨병 환자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당뇨병 국가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2022년이던 지난해 말 대한당뇨병학회가 공개한 <당뇨병 팩트 시트 2022>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당뇨병 인구는 570만 1000명(30세 이상 526만 9000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당뇨병으로 이환될 수 있는 30세 이상 당뇨병 전단계 인구가 1,497만명으로 추정되면서 심각성을 더해 주고 있습니다. 더 심각한 것은 당뇨병 환자 10명 중 7명만이 본인이 당뇨병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나머지 3명은 본인이 당뇨병임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특히 30~44세의 젊은 연령층에서는 본인의 당뇨병 인지율이 55.4%밖에 되지 않아, 젊은 당뇨병 환자들에서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킬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당뇨병이 있는 줄 모르는 상태로 시간이 경과하면 당뇨병의 합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젊은 연령층에서 당뇨병이 조기 진단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올해 초 대한당뇨병학회가 개최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서교일 회장은 이렇게 강조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나라는 인구고령화로 당뇨병 유병률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비만 증가로 젊은 당뇨환자도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뇨병 예방·관리를 위한 국가적 지원 대책과 우리나라 당뇨병환자의 특성 규명을 위한 연구 지원 등 당뇨병 극복을 위한 노력이 지금보다 더 강화돼야 합니다.”
통계에서도 보듯 이미 당뇨병은 매우 흔한 질병이 됐습니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위험성이 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위에서 소개한 연구는 우리에게 당뇨병의 가장 큰 원인은 잘못된 식생활임을 보여줍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식사에 대해 조금만 더 신경을 쓴다면 당뇨병 없는 건강한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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