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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는 왜 나만 물까? 몸에서 나는 냄새가 모기를 부른다

건강 (Health)

by K 웰니스 2023. 5. 2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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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만 되면 찾아오는 왕짜증 나는 불청객으로는 모기가 단연 인데요. 모기향을 피운다, 에프킬라를 뿌린다, 베개로 때려잡는다, 전자모기채로 태워죽인다 하며 별별 방법을 다 동원해도 아침에 일어나면 콧잔등이건 볼따구니건 팔뚝이건 안 물린 곳이 없는 처참한 경험은 거의 모든 사람들의 공통된 경험일 것입니다. 더구나 모기란 놈이 그냥 잠을 설치게 만드는 정도의 흡혈로 끝나면 다행인데 말라리아나 일본뇌염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옮기기도 해서 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모기에 물린다는 것이 사람마다 다 달라서 다른 사람보다 유독 모기에 더 많이 물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왜 그런지 궁금하셨을 텐데요. 그런데 그 해답을 드디어 찾은 것 같습니다.

 

존스 홉킨스 대에서 수행된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겨드랑이 냄새가 모기를 부른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어떤 사람들은 모기의 좋은 먹이감이 되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전혀 그렇지 않는 이유를 잘 설명해 줍니다.

 

모기는 사람의 몸냄새에 끌리는데요. 무려 100미터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그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모기에게 코가 어디에 붙어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냄새 탐지 능력은 전문구조견 뺨치는 수준인 것이죠.

 

이번 연구는 잠비아에서 진행됐습니다. 대다수 모기 연구는 폐쇄된 실험실 안에서 주로 이뤄졌는데요. 이번 연구의 실험 장소는 아이스링크 만한 크기의 실외 구역이었습니다. 여기서 아프리카 말라리아 모기(Anopheles gambiae)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습니다.

 

 

이 연구논문의 제1저자인 디에고 지랄도(Diego Giraldo) 박사는 이 실험에 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이것은 세계에서 가장 큰 모기 후각 선호 평가 실험장이라고 하겠습니다. 모기들에게는 냄새를 추적하기에 꽤 고난도 환경인 것이죠.“

 

실험은 이렇게 진행됐습니다. 연구팀은 인간의 피부를 모방한 매끈한 패드들을 인체와 거의 같은 섭씨 35도로 데워 실험 공간에 놓아둡니다. 그리고 매일 밤 굶주린 말라리아 모기 200마리를 풀어놓고 적외선 동작 카메라를 사용하여 피부형 패드에 얼마나 자주 달라붙는지 관찰했습니다.

 

패드에 달라붙는 모기들은 당연히 피를 빨아먹으려고 온 것이기 때문에 실험 목적에 잘 맞습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모기가 인간이 호흡하면서 내뿜는 이산화탄소에 끌린다는 것이었는데, 이번 실험에서 보면 오히려 체취에 더 끌린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밤에 근처의 텐트에서 잠을 자는 봉사자 6명의 몸 냄새를 6일간 연속으로 인체피부형 패드에 불어넣었습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모기의 선호도를 기록하고, 매일 밤 봉사자들의 텐트에서 공기 샘플을 채취하여 몸 냄새의 공기 중 성분을 비교할 수 있었습니다.

 

 

코너 맥메닌(Conor McMeniman) 교수는 연구과정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모기들은 보통 자정 전후로 인간을 찾아다니며 먹이를 찾습니다. 모기들은 인간이 풍기는 냄새 흔적과 대류 기류를 따라갑니다. 보통 모기들은 밤 10시부터 2시 사이에 집으로 침투해 사람을 뭅니다. 우리는 모기의 후각적 선호도를 조사하고자 했는데, 모기 활동이 가장 활발한 시간대인 자정 무렵에 잠자는 인간의 몸에서 나는 냄새도 채취해서 분석했습니다.”

 

연구 결과 어떤 사람들의 체취가 다른 사람들의 체취보다 모기를 유난히 더 많이 끌어들인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어떤 한 봉사자의 체취는 아주 일관되게 많은 모기들을 끌어들이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모든 인간이 방출하는 40개의 체취 화합물이 식별되었으나, 그 방출 비율은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스테파니 랭킨-터너(Stephanie Rankin-Turner) 교수는 이에 관해 이렇게 설명합니다.

 

"모기가 쫓아가는 냄새는 아마도 특정한 비율로 혼합된 화합물일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 정확히 어떤 피부 분비물, 또는 미생물 대사산물, 호흡의 배기물이 그 화합물인지 정확히 파악하지는 못했지만, 좀 더 연구를 진행하면 알아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한가지 힌트는 가장 많은 모기를 끄는 체취를 가진 봉사자에게서는 피부 미생물이 생성하는 카르복실산을 더 많이 배출했다는 것입니다.

 

모기가 가장 덜 달라붙는 체취를 가진 봉사자는 식물성 화합물인 유칼립톨을 다른 사람들보다 3배나 많이 풍겼습니다. 유칼립톨은 오일, 허브, 양념 등에 포함되어 있으며, 식생활 습관에 따라 섭취하는 양이 다릅니다.

 

연구진은 모기들이 매우 넓은 공간에서도 매우 효과적으로 인간을 찾아내는 능력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랭킨-터너 교수는 그 놀라움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모기들은 개방된 넓은 공간에서도 냄새를 통해 먹이감을 찾는 엄청난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연구는 과학저널인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자연과 동일한 조건에서 인간의 체취가 모기의 열감지와 먹이감 선택을 유도한다(Human scent guides mosquito thermotaxis and host selection under naturalistic conditions)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이 연구 결과에 따라 더 효과적인 방충제와 모기포집기의 개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얼마 전에는 다른 미국 연구팀이 코코넛 비누향이 모기를 쫓는다는 사실을 발견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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