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나무의 나이테 마냥 늘어가는 뱃살. 병리적 측면에서 이름하자면 바로 '비만'인데요. 비만과 과체중이 동무 삼는 성인병만 해도 고혈압, 당뇨를 포함해 한 다스는 넘을 듯합니다. 그러니 세상이 온통 뱃살과의 전쟁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그렇다면 과체중과 비만의 측정 기준은 무엇일까요?
비만을 측정할 때 사용하는 지표는 '체질량지수 BMI(Body Mass Index)'입니다. 이 지수는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에 따라 BMI 25㎏/㎡이상을 과체중, 30㎏/㎡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합니다. 아래의 표는 우리나라의 체질량지수와 비만측정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키가 160cm, 몸무게가 55kg인 여성이라면 체질량 지수 BMI = 55kg / (1.60m × 1.60m) = 21.48㎏/㎡이므로, 정상적인 체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분이 어느 때부터 입맛이 당기면서 먹는 양이 늘더니 몸무게가 80kg으로 늘었다면, 체질량 지수 BMI = 80kg / (1.60m × 1.60m) = 31.25㎏/㎡가 되어 비만의 범주에 들게 되는 것이죠.
OECD는 키와 몸무게로 산출된 과체중 및 비만 인구비율과 개인 스스로 측정해 보고한 값에 따른 과체중 및 비만 인구비율 지표를 함께 수집하는데요. 세계에서 잘 사는 나라들이 모인 OECD의 과체중/비만 인구 비율을 잠시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 현재 통계가 있는 회원국들의 평균은 15세 이상 인구의 59.9%가 과체중/비만 인구로 집계됐습니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의 33.7%가 과체중/비만 인구로 분류돼 OECD 회원국 중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비율을 보였습니다. 2020년에는 그 비율이 3.2%나 줄어 30.5%를 기록했습니다. 그 1년 동안 온 나라가 배 둘레 지방조직과의 전면전을 치렀다고 봐도 무방할 듯 싶습니다. 참고로 2019년 기준으로 과체중/비만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미국으로 73.1%가 과체중/비만 인구였고, 헝가리(67.6%), 뉴질랜드(65.5%), 영국(64.2%)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아무튼 뱃살을 빼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인데요.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공식 통계를 찾아볼 수 없지만,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통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0세 이상의 미국 성인 중 17%가 다이어트를 시도했다고 합니다.
체중을 너무 빨리, 과도하게 감량하는 것은 건강을 해칠 수 있습니다. 신체는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일정량의 칼로리가 필요합니다. 비만은 쓰고 남는 칼로리가 체내에 남아서 생기므로 남는 칼로리를 먼저 제거하는 방법을 써야 하는데, 마음이 급해 굶거나 자린고비 같은 식단으로 칼로리를 심하게 줄이면 몸에 탈이 나기 쉽상입니다. 영양이 결핍되면 신진대사를 떨어뜨리고, 급격하게 근육이 손실될 뿐만 아니라 탈모, 면역체계 약화, 극심한 피로 등 신체 곳곳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특히, 무리하게 식사량을 줄이면 항문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비만의 경우 과도한 체중으로 인해 항문 근육의 압력이 상승해 항문이 취약해 질 수 있는데요. 체중이 항문 주변에 압력을 가하고, 과도하게 쌓인 지방세포가 염증 반응을 일으켜 비만 치질 발생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살 뺀다고 고생했는데 결과가 치질이라면 너무 기가 막히지 않을까요?
전문가들은 지속 가능한 체중 감량을 위해 천천히 안전한 변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 포스팅에서는 안전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합니다.
일반인이 한 달에 몸무게를 5kg 줄이는 것은 욕심이 지나친 속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식생활(Eat to Beat Your Diet)”이라는 베스트 셀러를 쓴 윌리엄 리(William Li) 박사는 안전한 체중 감량 속도가 주당 0.5~1kg 정도라고 말합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주당 0.5~1kg 정도의 속도로 체중을 감량하는 사람들은 그보다 더 빠르게 체중을 감량하는 사람들보다 감량된 체중을 유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합니다. 뉴욕 맨해튼 의료원의 소화기내과 전문의 프라티마 디바(Pratima Dibba) 박사는 단기적인 결과에 집착하기보다 좀 더 장기적인 계획 하에 체중 감량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정신적·신체적 웰빙의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살 빼기 기간과 목표량을 정하는 것은 동기 부여에 도움이 되겠지만, 지나친 목표는 앞서 말했듯이 근육과 체액의 손실, 골밀도 감소, 구역질, 설사, 피로, 변비와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게다가 기간과 체중 감량 목표가 주는 심리적 압박감은 식생활에 장애를 가져다 줄 수도 있습니다. 개인 트레이너이자 영양 코치이면서 미국에서 ‘사라와 함께하는 다이어트(Strong with Sarah)’라는 온라인 체중 감량 코칭 회사를 설립한 사라 펠크 그라카(Sarah Pelc Graca) 사장은 기간과 감량 목표를 정해 놓고 하는 다이어트는 종종 사람들로 하여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장기간 식사를 건너뛰거나 금식하는 등 극단적이고 건강에 해로운 식생활을 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실제로 연구 결과를 보면 이런 다이어트가 신경성 식욕부진증, 폭식증, 과식증과 같은 식이장애와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트레이너이자 “지방 태우기의 모든 것(Everything Fat Loss)”이라는 책을 쓴 벤 카펜터(Ben Carpenter) 씨는 소모되는 칼로리보다 섭취되는 칼로리를 적게 만드는 식이요법을 통해 일시적인 체중 감량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빠진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고 충고합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요요 다이어트 또는 체중 사이클링(weight cycling, 체중을 감량한 후 다시 증가시키는 것)는 신진대사를 둔화시키고 체중 감량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2019년에 진행된 장기 체중 감량에 관한 29가지 연구들을 메타 분석 즉, 이들 연구를 모두 통합하여 재분석한 결과를 보면 참가자들은 2년 내에 감량한 체중의 50% 이상을 다시 쪘으며, 5년 내에는 이 수치가 80%로 증가했습니다.
체중 감량과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인 여정이며, 사람마다 각자에게 맞게 진행돼야 합니다. 한 전문가의 말을 인용하면 “인생에는 휴일도 있고, 명절도 있고, 경축일도 있게 마련이어서 체중이 오르고 내리는 시기가 있습니다.” 식단에 과일과 채소를 추가하고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하며 운동을 일상화 하고, 가공 식품과 과도한 설탕 함유 식품 섭취를 줄이는 등 건강한 생활을 선택을 하는 것은 안전한 체중 감량을 위해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방법 중 일부입니다. 더욱이 이러한 선택은 뇌 건강 개선, 뼈 강화, 콜레스테롤과 혈압 개선, 심장 질환· 비만·2형 당뇨병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등 상당히 많은 건강상의 이점을 가져다 줍니다.
1. 식생활 일지 쓰기
식생활 일지를 쓰면서 섭취하는 칼로리를 추적하는 것은 건강한 체중 감량 계획을 세우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언제, 어떤 음식을, 얼마나 많이 먹었는지 기록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먹는 음식에 포함된 칼로리를 파악한 후 일일 및 주간 칼로리 목표를 정하고 식단을 조정해 보세요.
2. 칼로리 부족 만들기
칼로리 계산기나 칼로리 계산 앱을 사용하여 성별, 나이, 키, 신체 활동 수준에 따라 체중 감량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섭취해야 할 칼로리 양을 계산하는 것이 안전하게 체중을 감량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소모되는 칼로리보다 섭취하는 칼로리를 적게 해 칼로리 균형이 부족하도록 조절하면 급격한 칼로리 줄이기와는 달리 거의 모든 음식을 적당히 섭취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3. 단 음료 대신 물 마시기
수분 섭취는 포만감을 느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사이다와 과일 주스와 같이 당분 함량이 높은 음료를 줄이는 것은 간단하면서도 총 칼로리 섭취를 낮추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과련된 연구 결과를 봐도 물을 마시는 것이 호르몬 수준과 대사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4. 가공식품 멀리하기
이제는 당연한 얘기가 됐듯이 도넛, 육가공 식품, 포장 간식과 같은 가공식품을 많이 먹으면 비만, 고 콜레스테롤, 고혈압 등의 위험이 높아집니다.
5. 단백질 더 많이 섭취하기
모든 음식을 적당히 섭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식단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으로는 모든 간식과 식사에 단백질이 풍부한 저지방 육류, 가금류(닭고기), 계란, 콩류, 견과류 등을 포함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금류는 껍질에는 지방이 많으므로 제거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백질은 식욕 촉진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을 감소시켜 식욕을 줄이고 오랫동안 포만감을 유지시켜줍니다. 단백질 섭취량을 늘리면 칼로리 부족 상태에서도 근육량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체지방을 감소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주일에 여러 번 생선을 섭취하고 육류를 먹을 때는 살코기를 선택합니다.
6. 포화지방 피하기
단백질이 중요하다고 단백질에만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지방 역시 생체 기능 유지를 위한 필수 영양소입니다. 다양한 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기적인 지방질 섭취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트랜스지방은 꼭 피해야 합니다. 트랜스 지방은 몸에서 해로운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증가 시키고 몸에 좋은 HDL 콜레스트레롤 수치를 낮추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자주 접하는 대표적인 트랜스 지방으로는 마가린,쇼트닝(튀김용 기름), 팜유, 닭 껍데기, 소고기·돼지고기 지방, 식용유, 카놀라유를 들 수 있습니다. 이런 지방을 피하기 위해서는 튀긴 요리(튀김, 치킨), 마가린, 가공 식품, 패스트푸드(햄버거), 인스턴트푸드(라면) 같은 음식을 멀리해야 합니다.
포화지방을 피해야 하므로 불포화지방을 섭취해야 하는데요. 불포화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켜주고, 인슐린 호르몬, 혈당 수치 조절, 오랜 포만감을 주는 데 도움을 줍니다. 또 뇌, 신경 세포, 망막 등의 형성에 도움을 주며, LDL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주고, 암세포 증식을 억제합니다. 이외에도 동맥경화 등의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세포 손상, 치매 등을 예방하고, 인지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이렇게 좋은 성분을 섭취하지 않을 이유가 없겠죠?
포화지방과 불포화지방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온에서 액체인지 고체인지를 보면 되는데요. 돼지기름, 마가린 같은 포화지방은 상온에서 고체인 반면 올리브유 같은 불포화 지방은 액체입니다.
7. 채소 더 많이 먹기
채소는 고밀도 저칼로리 식품으로 체중 감량에 탁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한 채소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살을 빼겠다면 식사의 25%~50%를 채소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단백질이 풍부한 녹색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은 건강도 챙기면서 다이어트 하기에 좋은 방법입니다.
8. 천천히 먹기
식사할 때 천천히 먹고, 음식을 섭취하는 동안 마음을 '먹고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음식 섭취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일단 포만감이 느껴지면 즉시 숟가락을 놓아야 합니다. 숟가락을 놓기는 놓는데 곧바로 포크를 집는 것은 정말 피해야합니다. 전문가의 조언에 따르면 포만감이 80% 정도 느껴질 때 식사를 끝내면, 약 20분 후에 완전한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고 합니다.
9. 충분한 수면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면 장애는 식욕 조절에 영향을 주는 호르몬에 영향을 미치는데, 수면이 부족하면 식사를 더 많이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호르몬과 식욕의 변동을 줄이기 위해 리 박사는 매일 7~8시간 숙면을 취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10. 규칙적인 운동
안전하게 신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떤 운동이라도 체중 감량과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본인의 생활 방식과 능력 수준에 맞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매주 150분의 중간 강도 유산소 운동, 75분의 강한 강도 유산소 운동, 또는 이 둘의 조합을 권장합니다. 그러나 운동이 이미 건강 관리 루틴에 포함되어 있다면, 체중 감량 결과를 보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운동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차량을 가능한 한 먼 곳에 주차하거나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하는 등 하루 내내 작은 변화를 만들며 자신을 더 많이 걷게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원하는 만큼 빠르게 살이 빠지지 않는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습니다. 작은 변화라도 보다 건강한 생활 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면 살은 반드시 빠지게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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